솔직히 저는 첫째를 키우면서 꽤 오랫동안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죄책감을 달고 살았습니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한참 동안 제 품에서 내려오지 않는 아이를 보며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걱정했고, 또래 아이들이 낯선 친구와도 금방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면 자꾸만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기질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 모든 걱정이 기질을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질(Temperament)이란 태어날 때부터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결정되는 행동 경향성으로, 훈육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의 기질 유형을 어떻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양육 태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제 경험을 섞어 정리해 보겠습니다.기질 유형 — 내 아이는 어디에 해당할까기질을..
저도 처음엔 아이가 친구에게 밀리고 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냥 너도 밀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돌아온 대답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러면 나도 나쁜 사람이 되는 거잖아." 그 한 마디가 제 머릿속을 멈추게 했습니다. 공감 능력이 높은 아이에게는 강해지라는 압박보다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꺼낼 수 있다는 믿음이 먼저 필요하다는 사실, 직접 겪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칭찬이 많을수록 아이가 편해진다는 착각일반적으로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는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아이의 기질에 따라 꽤 다르게 작동합니다.어린이집 선생님께 "오늘도 정말 말을 잘 들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쓰..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만 싸워"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형이 동생을 밀치는 장면만 보고 바로 첫째를 혼냈는데, 어느 날 첫째가 "엄마는 맨날 나만 혼내"라고 말하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형제 싸움에는 부모 눈에 보이지 않는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모르면 개입할수록 오히려 억울한 아이만 생깁니다.형제 싸움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일반적으로 형제 싸움은 매번 다른 이유로 벌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장난감 때문에, 반찬 때문에, TV 채널 때문에. 그런데 제가 직접 두 아이를 관찰해보니 이건 겉모습만 다를 뿐 속구조는 거의 똑같았습니다.보통 이렇게 흘러갑니다. 한 아이가 먼저 상대방을 건드립니다. 상대가 싫다고 말해도 멈추지 않습니다. 참다 참다 폭발한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손..
키즈카페 입구에서 20분째 꼼짝 않던 우리 아이를 보며 "사회성 문제인가?" 걱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기질과 환경, 가족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고, 부모의 접근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예민한 아이를 '소심한 아이'로 오해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기질 이해 — 자신감은 영역마다 다르게 형성된다운동이라면 뭐든 자신 있다는 아이가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제 다리 뒤로 숨는 장면, 상상이 되시나요? 저는 그게 실제 우리 아이였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집에서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가 낯선 장소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굳어버리니까요.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도메인 특이적 자기효능감(Dom..
"난 못해"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를 보며 처음엔 단순히 소심한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도전 자체를 피하는 아이, 시작도 전에 포기하는 아이 뒤에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심리 구조가 있었습니다.자기효능감이 바닥난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축구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면서 막상 운동장에 나가면 구석에서 뱅뱅 도는 아이. 미술 시간에는 연필도 잡기 전에 "선생님이 해줘"라고 먼저 말하는 아이. 저도 처음에는 이런 모습을 보며 "왜 저러지?"라는 답답함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행동 패턴에는 이유가 있습니다.여기서 핵심 개념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자기효능감(Self-efficacy)입니다. 자기효능감이란 "나는 이걸 해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