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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 적을수록 아이가 더 오래 집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거실 절반을 채운 교구들을 바라보며, 정말 이게 다 필요했던 건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장난감 효과, 정말 많을수록 좋을까
미국 톨레도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아이에게 장난감을 많이 제공했을 때보다 적은 수를 주었을 때 하나의 놀이에 훨씬 오래 집중하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출처: University of Toledo). 처음엔 "그래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게 좋지 않나" 싶었는데, 막상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이가 뒤집기를 시작하면 그에 맞는 장난감, 기기 시작하면 또 다른 교구. 하나씩 들이다 보니 어느새 거실이 장난감 전시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는 새 장난감을 사줄 때마다 이틀, 길어야 사흘이면 흥미를 잃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장난감의 수와 아이의 집중도는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장난감이 아예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부모가 잠깐 집안일을 해야 할 때 배터리 장난감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장난감의 가격이나 개수가 아니라, 부모가 그걸 어떻게 활용하며 아이와 상호작용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장난감을 많이 사줘야 좋은 부모라는 말에는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감각통합(sensory integration)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감각통합이란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 정보를 뇌가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조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장난감이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감각 자극이 분산되어 아이가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는 경험을 쌓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 장난감 수가 적을수록 한 가지 놀이에 더 오래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장난감의 역할보다 부모가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 발달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 아이마다 기질과 발달 속도가 다르므로, 놀이 방법은 각자의 특성에 맞게 조절이 필요합니다.
부모 상호작용이 만드는 발달 자극
하버드대학교와 MIT 공동 연구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눈을 맞추며 대화할 때 언어와 사회성 발달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발하게 활성화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출처: Harvard University). 특히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질이 언어 능력 차이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제시됩니다. 이 연구를 접하고 나서 제가 아이와 노는 방식을 조금 바꿔봤습니다.
장난감을 일부 치우고, 수건 하나로 까꿍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별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며칠이 지나자 아이가 제 얼굴을 이전보다 훨씬 오래 바라보고 옹알이도 부쩍 늘었습니다. 책을 읽어줄 때도 그림보다 제 표정과 목소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까꿍놀이를 조금만 다르게 해봐도 효과가 달라집니다. 얼굴을 가리고 바로 "까꿍!" 하는 대신, 3~5초 정도 기다려 주는 방법입니다. 그 사이 아이가 손을 뻗거나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그때 수건을 걷어줍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이 자연스럽게 자극됩니다. 대상 영속성이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사물이나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개념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이후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인지 발달 단계입니다.
거울놀이도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예상 밖의 반응이었습니다. 안전 거울 앞에서 아이와 함께 앉아 표정을 바꿔가며 웃거나 입을 동그랗게 만들어 보이면, 아이가 거울 속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아직 자기 자신을 완전히 인식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사람 얼굴에 강한 관심을 보이며 사회성 발달의 토대를 쌓게 됩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대상을 그대로 말로 설명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사과를 바라보고 있다면 "빨간 사과네", "동그랗구나", "반짝반짝 예쁘다"처럼 아이의 시선을 따라 언어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이를 공동 주의(joint attention)라고 합니다. 공동 주의란 부모와 아이가 같은 대상에 동시에 관심을 기울이며 언어와 의미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상호작용 방식으로, 어휘 습득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정감각(vestibular sense)을 자극하는 무릎 놀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정감각이란 몸의 균형과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각으로, 집중력과 신체 조절 능력 발달과 관련이 깊습니다.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 천천히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이 감각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강하게 흔드는 게 아니라 아이가 안정감을 느낄 정도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아한테 장난감이 아예 필요 없다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장난감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감각을 경험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장난감의 수나 가격보다 부모가 함께 활용하며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발달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보는 시각이 있고, 저도 직접 겪어보니 그 말이 맞더라고요.
Q. 하루에 얼마나 놀아줘야 효과가 있나요?
A. 거창한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하루 10~15분만이라도 장난감 없이 아이와 온전히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이마다 집중하는 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조절하면 됩니다.
Q. 까꿍놀이가 발달에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단순히 아이를 웃기는 놀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얼굴을 가리고 몇 초 기다려 주는 과정에서 대상 영속성, 즉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발달심리학에서 이 능력은 이후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로 보기 때문에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Q. 모든 아이에게 같은 놀이법이 효과적인가요?
A. 연구 결과는 평균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 모든 아이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발달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놀이 방법을 조금씩 조절해 나가는 게 현실적으로 더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더 좋은 장난감을 못 사줘서 미안해하는 부모들을 자주 봅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아이가 가장 오래 집중하고 가장 밝게 반응하는 순간은 비싼 교구 앞이 아니라 부모와 눈을 맞추며 웃는 그 평범한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거실의 장난감을 몇 개 치워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수건 한 장으로 까꿍놀이를 하고, 거울 앞에서 함께 웃고, 아이가 바라보는 사물을 말로 들려주는 것. 그 짧은 시간이 아이의 언어와 사회성, 그리고 평생 이어질 정서적 안정감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육아는 장비의 경쟁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저는 이제야 진짜로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