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이 진흙탕 싸움으로 끝난 날, 저는 아이를 가르친 게 아니라 제 자존심을 지키려 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특히 아들을 키우는 아빠라면 이 감각,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겁니다. "내가 여기서 지면 다음엔 더 말을 안 듣겠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그 순간, 이미 훈육은 승부가 되어 있습니다.훈육이 싸움이 되는 순간 — 승부 심리의 함정직접 겪어본, 그날의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아이가 거실에서 블록을 가지고 놀다가 "이제 정리하고 밥 먹자"는 말을 듣고도 블록 하나를 소파 밑으로 툭 던진 거였습니다. 제가 "던지지 말라고 했지?"라고 말하자 아이는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던졌습니다.그 순간 느낀 건 황당함이었습니다. 블록 정리가 문제가 아니라 "아빠 말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그리고 싶은 거 없어요." 동그라미 하나 그리는 것도 거부하던 아이가 30분 만에 종이를 한 장 더 가져와 이야기를 이어간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달라진 건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놀이에 개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을 직접 겪고 나서야 이걸 이해했습니다.도전 회피: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아이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 중에는 실패 민감성(failure sensitivity)이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실패 민감성이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자체를 불쾌한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말합니다. 잘 못할 것 같으면 시작도 안 하고, 첫 번째 선이 삐뚤어지면 종이를 구겨버리는 행동이 이 성향의 대표적인 표현입니다.저희 아이도 그랬습니다. 유치원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
